의미와 맥락은 물론 아귀가 채 맞지 않는 문장들이 무대 위로 올라와 맑은 창문 하나를 내고 낭만적인 목소리에 젖어, 축축한 우리의 기억과 삶의 부조리를 연기하기 위해 한곳에서 어색한 화음을 조율한다. 그의 무대는 라이브 단막으로 끝나지 않는, 아니 그 끝을 예고할 수 없는, 끝을 예고하는 행위가 벌써 부조리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무대와 같다. 이 무대 위에는 말을 구성하고 제어하는 이지적인 능력과 기이한 착안에서 당도한 섬뜩하리만큼 신선한 실험들이 자리한다. ─작품 해설에서│조재룡(문학평론가·고려대학교 불어불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