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은 시대의 거울이며, 도시는 기억의 박물관이다. 거대 건축의 허망에 지친 우리가 도시에서 보고자 하는 것은, 기념비적 건축이 아니라 오래된 골목길과 빛바랜 건물에 새겨진 도시민의 삶이다. "건축에서 공간이 본질인 것처럼, 도시에서도 보다 중요한 것은 결코 몇 낱 기념비적 건물이 아니라 그 건물들로 둘러싸인 공공영역이다. 이 또한 보이는 물체가 아니다. 그러나 이 보이지 않는 공간으로 도시는 그 애환과 열정을 담아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하면서 존속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