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집은 눈알 빠진 인형들과 젖은 나비와 종이꽃들이 부르는 기원과 해원의 노래이자, 얼굴과 심장을 갈아입고 "거머리처럼 우글거리는 가계" (「신흥여인숙」)를 때우는 어린 노동과, 유리상자 안에 갇혀 "저울 위에서/녹고 있는" 얼음꽃(「식물들의 사생활」)이 얼비치는 그림자극이다. 이 모든 이모들과 언니들과 동생들이 "못 자국 같은 생(生)의 숨구멍"(「못, 자국」)을 열고 "면도날을 나눠 씹"으면서도 "아직 뱉지 못하는 말들"(「수문통 언니들」)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