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책이다. 읽자마자 섬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오감이 열린다. 해풍과 비린내와 햇빛이 섬을 어떻게 공평하게 나눠 쓰는지를, 칠흑과 물소리와 그것들만이 제 전부가 된 새가 어떻게 연대하여 사람의 불빛 하나를 켜드는지를 알게 된다. 귀한 책이다. 어느새 섬사람들 속에 들어가 있게 한다. 여행자도 관찰자도 아닌 이웃이 되게 한다. '사방이 물로 둘러싸인 육지', 그 길 없는 곳에서, "산목숨들이 있으니께" 감당해야 했던 시간을 생생하게 경험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