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공연이 끝난 뒤 회식 자리에서 배우가 내게 말했다. “배우는 역할을 맡으면서 그의 삶도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 아세요? 배우의 삶과 공연이 섞이면서 존재해요. 왜냐하면 배우는 무대에서 살아야 하거든요” 내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 재영의 역할을 했던 그 배우는 이름만 같고 다른 사람인 과거와 현재의 재영이 역을 동시에 해야 했다. 그는 자기 안의 재영을 만들어내느라 오래 고심했다. 그를 통해 새로운 재영을 만나면서 나는 한 번도 재영을 만난 적이 없으면서 그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작가의 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