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의 질문, 21개의 오해, 21개의 선입견을
문답으로 풀어보는 한 역사학자의 강의록
‘경제사’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각자의 독서경험에 따라 두 가지 이미지로 나뉠 것이다. 첫 번째는 론(論)자가 붙은 갖가지 어려운 개념들의 치열한 각축장. 자본주의 맹아론, 수탈론, 개발론, 식민지반봉건사회론, 기타 등등…. 뭔가 중요한 얘기라는 느낌은 들지만 조금만 들여다보아도 머리가 아프고, 그래서 어쨌다는 건지 속내를 짐작하기 어렵다. 두 번째 이미지는 온갖 숫자와 복잡한 그래프로 위엄을 과시하는 범접하기 힘든 전문영역. 경제는 인간의 역사를 돌아보는 가장 기본적인 키워드지만, ‘경제사’는 늘 보통 사람들의 어제와 오늘, 내일의 삶을 설명하기엔 너무 어렵고 지루한 이야기였던 것이다.
〈문답으로 읽는 20세기 한국경제사〉의 필자 정태헌은, 구한말부터 일제 식민지 시기, 해방 이후까지 100년 이상의 한국 근현대사에서 경제사와 관련된 21개의 질문을 내놓고, 흡사 작은 강의실에서 눈을 마주보며 대화하듯 평이한 일상용어를 사용해 의문을 풀어나간다. 숫자들이 말하는 성장의 지표를 보통 사람들의 삶 속에서 어떻게 읽어내야 할 것인지, 골치 아픈 갖가지 ‘론’은 어떤 상식적 고민으로부터 출발한 것이었는지, 독자들은 책을 읽어나가면서 자연스럽게 고개를 끄덕이며 때로는 웃음짓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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