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동물의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길 찾기
동물원에서는 물을 채운 해자로 둘러싸인 섬에 유인원을 수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자에 빠진 동료를 구하려고 시도한 유인원에 대한 보고가 다수 있다. 때로는 둘 다 치명적인 결과를 맞이하는 경우도 있다. 새끼를 다루는 데 서툰 어미 침팬지가 실수로 새끼를 물속에 떨어뜨렸다. 그러자 수컷 한 마리가 그 새끼를 구하려고 물속으로 들어갔다가 목숨을 잃는 일도 있었다. 어떤 침팬지는 잘 아는 사이도 아닌 한 암컷이 비명을 지르면서 물속으로 떨어져 허우적거리자 황급히 그 암컷에게 달려갔다. 그러고 나서 해자 가장자리의 진흙으로 걸어 들어가 버둥대던 암컷의 한쪽 팔을 붙잡고 안전한 곳으로 끌어냈다. 원래 침팬지는 물 공포증을 가지고 있는데, 강력한 동기가 없이는 물 공포증을 극복하기 어렵다.
이처럼 동물도 눈물겨운 자기희생을 감행하고, 놀라운 기억력과 추리력도 가지고 있으며, 고마움을 표현할 줄도 알고, 서로 협동하고 교육도 하며 불공평한 대우에 분노하기도 한다. 우애ㆍ효도ㆍ절제ㆍ협동 등 우리 인간 사회에 있는 좋은 것들이 동물 사회에도 있다. 그런가 하면 폭력ㆍ전쟁ㆍ사기ㆍ강도ㆍ미신 등 인간 사회에 있는 나쁜 것들이 동물 사회에도 존재한다.
이 책의 목적은 동물이 인간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과 인간이 실상 동물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을 살펴봄으로써 동물과 인간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조화로운 공존을 위한 길을 찾기 위한 것이다.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라고 하지만 한 해 10만 마리 이상이 버려지는 현실을 직시하고 인간과 동물이 함께 행복해지기 위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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