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인 요양원에서 지내는 ‘나’, 요양원 직원 ‘그녀’ 그리고 죽어 가는 환자 ‘그’를 둘러싼 이야기. 블랑쇼가 남긴 최후의 소설 『최후의 인간』은 온통 ‘그’에 대한 1인칭 화자의 사유로 가득 차 있다. ‘그녀’의 신경은 온통 죽어 가는 ‘그’에게 집중되어 있고 ‘나’는 그 상황에 대해 역겨움·불쾌감·이질감·질투를 느끼는데, ‘나’는 자신이 좋아하는 ‘그녀’ 때문에 ‘그’에 대해 생각하다가 그의 ‘죽어 감’을 사유하기에 이른다.
‘그’가 힘겹게 음식을 삼키는 모습, 늑대처럼 기침하는 소리, 소리 없이 걷는 그의 발자국 등 이 모든 것이 ‘그’의 존재를 실감케 하고, ‘나’는 어느새 순수한 타자성의 영역인 ‘그의 고통’ 속에 함께 놓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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