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에서 방황하는 한량 혹은 잉여의 자유를 부르짖던 독일의 작가 호어스트 에버스. 그는 이 책에서 또 한 번 어이없을 만큼 유쾌하고 허를 찌르는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에버스는 그렇게 에버스다. 중년이 되었다 하여 갑자기 삶에 대한 통찰을 늘어놓아 당황스럽게 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게으른 로맨티스트의 유유자적 사는 이야기를 소풍 가듯 따라가 보는 것은 여전히 즐겁다.
작가는 에피소드들을 모두 다섯 개의 부로 나눠 소개한다. 각 부마다 등장하는 에피소드들은 부제목에서 연상되는 나름의 공통점들을 갖고 있는 동시에 각자의 개성 또한 뚜렷하다. 거의 모든 에피소드에서 에버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때로는 실소 때로는 폭소가 터져 나오는 엉뚱하고 발랄한 실수담과 우스꽝스러운 작태들이 신나게 벌어진다.
1부 '시작에는 끝이 있기 마련'에서는 끔찍하게 시작되었으나 결과적으로 나름의 해답을 던져 준 에피소드들이, 2부 '몰락의 개화'에서는 허울만 좋을 뻔했던 마지막이 훈훈하게 마무리되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3부 '큰 기대'에서는 말 그대로 기대와 달리 식은땀만 쏙 빼게 만든 혹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만든 소동들이 벌어진다.
4부 '재능과 현실'에서는 타인에게는 이해받지 못할 독특한 재주를 쓸모 있게 활용하는 이들의 경험담이 등장해 웃음을 터뜨리게 만든다. 5부 '위풍당당 행진곡'에서는 느긋하고 여유롭게 살아가는 에버스 식 인생관을 선보이는 에피소드들이 가득하다.
[NAVER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