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발간한 책에서 소개했던 감 무늬염과 복합 무늬염을 개발했을 때의 기쁨은 정말 컸습니다. 이를 토대로 자연스러운 먹 무늬염과 쪽무늬염을 연구함으로써 저의 작품 활동은 더욱 다양하고 풍요로워졌습니다. 또한, 제자들과 동호인들의 작품 활동에도 다소 영향을 끼쳤으리라 생각합니다. 전통적으로 서예의 필수 재료였던 먹이 현재는 염색재료로 사용됨으로써 먹의 새로운 가치가 세상에 알려졌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작품들 중에는 먹 무늬염으로 그린 앙상한 나뭇가지 그림과 이원수 님의 시 ‘겨울나무’를 쓴 작품이 다수 있습니다. 인생의 말년기를 보내면서 나무의 의미가 새삼 새롭게 다가와서 이를 이미지로 표현을 해본 것입니다. 저자의 집 마당에는 감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달밤에 감나무가 드리우는 소박하고도 정겨운 그림자의 감동과 함께 봄, 여름, 가을을 지내면서 맺은 빠알간 홍시를 끝으로 새봄, 새 생명을 틔울 준비로 긴 겨울잠을 자는 앙상한 겨울나무의 쉼이 부러웠습니다. 저자의 혼이 담긴 이 저서를 참고로 하여 많은 분이 더욱 창의적인 작품 활동을 해나가시면 좋겠습니다.
-저자 서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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